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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90의 추억. 메모리즈

그때가 기억나시나요? 그에게 전화를 걸기위해 기다리던...공중전화박스

by damigood 2024. 10. 23.

나야~ 공중전화

 

기다림의 미학- 공중전화. 시외전화 DDD  

 

90년대 공중전화 문화는 많은 이들에게 추억으로 남아 있을 겁니다. 그 시절을 떠올리면 스마트폰이 없던 덕분에 조금은 불편했지만, 그만큼 소통이 소중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공중전화를 사용하기 위해 길거리에 서서 동전을 넣고, 목적지를 향해 전화를 걸던 순간들 말이죠. 특히 제가 중학생이었던 시절, 학교 앞에서 자주 사용했던 공중전화 부스는 친구들과의 연락뿐만 아니라, 좋아하는 사람과의 특별한 소통 창구이기도 했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는 장면이 있어요. 그때 좋아하던 그녀에게 용기 내어 전화를 걸어보겠다고 결심한 어느 날이었죠. 당시에는 집 전화로 연락하기가 왠지 모르게 부담스러워서, 집 근처에 있는 공중전화가 딱 좋은 대안이었어요. 하굣길에 그녀와의 통화를 상상하며 교문을 나서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문제는 전화비였는데, 동전이 필요했기 때문에 학교 앞 슈퍼에서 간식을 살 핑계로 천 원짜리 지폐를 일부러 바꿨죠. 사실은 동전으로 전화를 걸기 위해서였어요. 공중전화 부스 앞에 서서 동전을 하나씩 투입하는데, 그때 느꼈던 떨림은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번호를 누르고, 신호음이 울릴 때마다 괜히 긴장이 되었죠. 그녀가 받을지 안 받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수화기를 들고 있던 그 짧은 순간이 참 길게 느껴졌어요. 결국 그녀가 전화를 받았고, 별것 아닌 이야기를 나누며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 전화 한 통으로 하루가 행복했던 그 시절이 생각납니다.

그 시절 공중전화는 단순한 통신 수단을 넘어서, 그 안에는 그리움과 설렘이 가득 담겨 있었어요. 단순히 집에서 집으로 전화를 걸기보다, 공중전화 부스를 찾아가는 그 시간이 일종의 의식 같은 느낌이었죠. 특히 약속 장소에서 늦거나, 부모님께 늦게 돌아가겠다는 연락을 할 때 공중전화는 필수였어요. 이런 작은 순간들이 모여 그 시절 사람들의 삶에 묻어나는 정서가 있었던 거죠. 가끔은 버스정류장이나 기차역에 줄지어 서 있는 공중전화 부스들을 보면, 나중에 누군가가 전화를 걸기 위해 기다리는 모습도 볼 수 있었고요. 그때는 기다림이 불편하지 않았던 시절이었어요. 사람들은 공중전화기 앞에서 자신의 차례를 조용히 기다리며 마음의 여유를 가졌던 것 같아요.

또한 전화카드를 모으는 것도 하나의 취미였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는 다양한 디자인의 전화카드가 나와서,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희귀한 디자인을 찾는 재미도 있었죠. 저는 친구들과 전화카드를 주고받으면서 좋아하는 디자인을 자랑하곤 했습니다. 특히 유명인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그려진 전화카드가 인기가 많았어요. 모으는 재미가 쏠쏠했던 만큼, 자신만의 카드를 꺼내 전화 걸 때의 그 자부심도 느껴졌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공중전화의 시대도 어느새 막을 내리게 됩니다. 90년대 후반부터 이동통신 기술이 발달하면서 핸드폰이 서서히 대중화되기 시작했죠. 더 이상 공중전화 부스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든 전화를 걸 수 있게 되었으니,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공중전화를 덜 찾게 되었어요. 저 역시 처음 핸드폰을 가졌을 때 공중전화 앞을 지나면서 '이제는 저걸 안 써도 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공중전화가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몇몇 곳에서는 간간이 남아 있어 그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곤 해요.

공중전화는 지금도 가끔씩 지나가다 마주칠 때면 그 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게 해 줍니다. 지금처럼 언제 어디서든 전화를 걸 수 있는 세상이 아니었기에, 그때의 기다림과 설렘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2024.10.01 - [사랑들] - 레이니블루.슬픈 나의 사랑 안녕

 

레이니블루.슬픈 나의 사랑 안녕

감방에 다녀온 지 벌써 몇 달이 지났다. 그곳의 냄새, 무거운 철문이 닫히는 소리, 그리고 아무 말 없이 시간을 죽이며 지냈던 나날들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 내가 다시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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