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들었던 짝사랑 이야기가 자꾸 마음에 남아서, 한번 당신에게도 들려주고 싶어요. 그날도 평소처럼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친구가 무거운 표정으로 입을 열더라고요. 평소 밝고 웃음이 많던 친구였기에 그런 모습이 조금 낯설었죠. 무슨 일인지 묻자, 친구는 한숨을 쉬며 "사실..." 하며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그 친구는 누군가를 오랫동안 짝사랑하고 있었대요. 이미 몇 년이 흘렀다고 하니, 저도 깜짝 놀랐어요. 평소에 그런 내색 하나 하지 않았거든요. 친구는 매일같이 그 사람을 마주치지만, 마음을 고백할 용기가 나지 않아 그저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해요. 한 번은 우연히 그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기회가 생겼대요. 심장이 터질 것 같았지만, 차분한 척 이야기를 나누고 난 뒤에야 겨우 숨을 고를 수 있었다고 했죠. 그 순간만큼은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껴졌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그 짧은 대화가 끝난 후, 더 깊은 공허함이 찾아왔대요. 그 사람과는 그저 친구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친구는 매일같이 그 사람을 생각했지만, 그럴 때마다 마음이 아려왔다고 해요. 그 사람이 웃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도, 자신은 그 미소의 주인이 될 수 없다는 현실이 너무나도 아프다고 했어요. 애써 무덤덤한 표정으로 "그냥 내 마음을 그 사람이 모르는 게 더 나을지도 몰라"라고 말했지만, 친구의 눈빛에는 깊은 슬픔이 담겨 있었어요. 마치 자기 자신을 설득하려는 듯한 모습이었죠.
사실 저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친구가 얼마나 외로웠을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감정을 혼자 감내했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졌어요. 사랑이라는 감정이 이렇게 애절하게 사람을 흔들어 놓을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죠. 때로는 말하지 않는 것이 서로를 위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걸 감당하는 건 역시나 쉬운 일이 아니에요.
친구는 결국 그 마음을 고백하지 않았어요. 그 사람에게 다가가기엔 너무 두렵고, 그저 옆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그 사람의 행복을 멀리서나마 지켜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려고 했대요.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짝사랑이란, 상대방을 사랑하는 마음도 있지만, 그 마음을 속으로 간직하면서도 자신을 위로해야 하는 감정이기도 하구나 하고요.
이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도 친구는 여전히 그 사람을 멀리서 바라보며 지내고 있어요. 그 마음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친구가 조금이나마 덜 외롭기를 바랄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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