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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들

그림자같은 사랑.first love

by damigood 2024. 9. 15.



가을의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면, 나는 문득 그녀를 떠올린다. 10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그때의 기억은 아직도 선명하다.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었고, 헤어짐은 필연이었다.

대학 도서관에서 처음 마주친 그녀의 눈동자는 깊고 맑았다. 책장 사이로 스며드는 황혼빛에 그녀의 갈색 머리칼이 반짝였다. 우리는 같은 책을 찾다 손이 스쳤고, 그렇게 우리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봄부터 여름까지, 우리는 서로에게 빠져들었다. 캠퍼스의 벚꽃길을 걸으며 나눈 대화, 한강변에서 함께 본 불꽃놀이, 그리고 밤새도록 이어진 전화 통화. 모든 순간이 꿈같았다. 그녀의 웃음소리는 내 세상을 밝게 비추는 빛이었다.

하지만 가을이 오자, 우리 사이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그녀는 교환학생으로 떠나기로 했다. 1년이라는 시간, 그리고 대양을 사이에 둔 거리. 우리는 서로를 위해 '잠시 멈추자'고 약속했다. 

공항에서의 마지막 포옹, 그녀의 향기, 그리고 뒤돌아보며 흔들던 그녀의 손.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알았다. 이별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1년이 지나고 그녀가 돌아왔을 때, 우리는 이미 달라져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새로운 세상이 담겨 있었고, 나는 그 세상에 속하지 않았다. 우리는 무언가를 잃어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시 시작하려 노력했지만, 예전의 그 설렘과 따스함은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우리는 서로를 놓아주기로 했다. 마지막 만남에서 그녀가 내게 건넨 미소는 슬픔과 아쉬움, 그리고 작별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지금도 가끔, 도서관에 가면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책장 사이로 스며드는 빛을 보며, 나는 그녀를 추억한다. 우리의 사랑은 끝났지만, 그 추억은 내 안에 소중히 간직되어 있다. 

첫사랑의 아픔은 시간이 지나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그 아픔이 우리를 더 성장시키고, 다음 사랑을 위해 준비시키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녀와의 추억은 내 인생의 한 페이지를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다. 

가을바람이 불 때면, 나는 여전히 그녀를 생각한다. 그리고 조용히 미소 짓는다. 우리의 사랑이 꽃처럼 아름답게 피어났다가, 바람에 흩날렸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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