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을 넘긴 그는 매일 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지쳐가고 있었다. 회사와 집, 가끔은 동료들과의 술자리에서 피곤을 푸는 것이 그의 삶의 전부였다. 그러던 어느 날, 술자리에서 동료들이 노래방에 가자고 제안했다. 그날따라 특별히 거부할 이유도 없었기에 그는 함께 갔다.
노래방 문을 열자마자 익숙한 노래 소리와 함께 짙은 화장이 돋보이는 여성이 들어왔다. 그녀는 늘 그렇듯 미소를 지으며 남자들을 맞이했지만, 그의 눈에는 그녀만이 보였다. 그녀의 이름은 소연이었다.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고 있었지만, 소연의 밝은 웃음과 말투는 그에게 그동안 잊고 있었던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지는 몰라도,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은 감정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그날 이후로 그는 자꾸만 소연을 떠올렸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그녀에게 말을 더 걸고 싶었고, 그녀를 더 알고 싶었다. 그는 핑계 삼아 자주 노래방을 찾았다. 동료들과 함께 갈 때도 있었고, 혼자 갈 때도 있었다. 소연은 그가 올 때마다 늘 환한 미소로 그를 맞이해주었고, 그는 그것이 자신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착각하기 시작했다.
그는 그녀가 단순한 도우미가 아니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회사에서의 스트레스를 그녀와의 대화로 풀고, 그녀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그녀는 언제나 경청해주었고, 그가 위로받는 느낌을 받게 해주었다. 점점 더 그녀에게 의존하게 되었고, 마치 그녀와 연애를 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달콤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에게 있어 하나의 환상이었을 뿐, 그녀의 삶은 그가 상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는 그녀에게 계속해서 마음을 표현했지만, 그녀는 그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소연에게는 그의 마음이 닿지 않았다. 그녀는 노래방의 손님일 뿐, 더 이상의 관계를 바라지 않았다.
결국 그는 그녀에게 직접 고백했다. “나와 함께 더 나은 삶을 살지 않겠냐”며 그녀에게 마음을 전했지만, 소연은 그를 조용히 거절했다. 그녀의 말은 단순하고 직설적이었다. “나는 당신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어요. 이런 감정에 얽매이고 싶지 않아요.”
그의 세상은 무너졌다. 그의 기대와 감정이 한순간에 산산이 부서지는 순간이었다. 그가 바라던 것은 그녀와의 새로운 시작이었지만, 돌아온 것은 냉정한 현실이었다. 그 후로 그는 노래방에 가지 않았고, 회사에서의 생활은 더욱 지쳐갔다. 그는 회사에서도 점차 고립되어갔고, 동료들과의 관계도 서서히 멀어졌다.
사랑이라 믿었던 그 감정은 그의 삶을 파괴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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